왜 미역과 다시마는 데치고, 김은 그냥 말릴까?
– 해조류 가공법에 숨겨진 과학
한국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조류,
대표적으로 다시마, 미역, 김은 모두 바다에서 온 건강한 식재료입니다.
하지만 이 세 가지는 가공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다릅니다.
- 다시마와 미역은 끓는 물에 데친 후 건조되고,
- **김(생김)**은 데치지 않고 생으로 건조됩니다.
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?
겉보기에는 비슷한 해조류지만, 이 가공 방식은 과학적 원리와 식문화적 배경에 근거한 것입니다.
지금부터 해조류별 가공 방식이 다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.
1. 미역과 다시마는 왜 데쳐서 말릴까?
미역과 다시마는 점액질이 많고 조직이 두꺼운 구조를 가지고 있어,
그대로 말리면 위생 문제와 보존성에 한계가 생깁니다.
그래서 데치기(블랜칭)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.
🔹 이유 1: 위생 및 불순물 제거
막 수확한 미역과 다시마에는
- 해양 생물이나 조개류,
- 모래, 진흙 등 불순물이 붙어 있고
- 세균도 다량 존재할 수 있습니다.
이 상태에서 건조하면 오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,
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과정을 통해
살균하고, 불순물을 제거하며 위생을 확보합니다.
🔹 이유 2: 색을 더 선명하게 만들기
미역과 다시마는 생 상태에서는 회녹색이나 짙은 녹색이지만,
뜨거운 물에 잠시 데치면 맑고 선명한 초록색으로 바뀝니다.
이건 해조류 안의 **엽록소(클로로필)**가 열에 반응해 더욱 돋보이게 되는 현상입니다.
👉 소비자들은 초록빛이 선명할수록 더 신선하고 건강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.
🔹 이유 3: 저장성 향상
생 해조류에는 효소와 박테리아가 존재합니다.
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고, 부패하고, 발효가 일어나게 만들죠.
데치면 이런 효소 활동이 멈춰 보관성과 안정성이 크게 향상됩니다.
덕분에 다시마와 미역은
- 장거리 수송,
- 실온 보관,
- 장기 저장이 가능한 형태로 가공되는 것입니다.
2. 김은 왜 데치지 않고 말릴까?
김은 미역이나 다시마와는 다르게
별다른 열처리 없이 자연 상태로 말리는 방식을 사용합니다.
그 이유는 김의 얇은 구조와 섭취 방식에 있습니다.
🔹 이유 1: 얇고 점액질이 거의 없음
김은 종잇장처럼 얇고 가볍고,
표면에 점액질도 거의 없어 세척이 간단합니다.
따라서 데치지 않아도 깨끗하고 안전하게 건조할 수 있습니다.
🔹 이유 2: 열에 매우 민감함
김은 열에 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,
끓는 물에 데치면 쉽게 형태가 무너지고 질감이 손상됩니다.
이 때문에 일반적으로는
- 햇빛이나 기계로 저온 건조하여 수분만 제거하는 방식이 선호됩니다.
🔹 이유 3: 후가공(조미, 굽기 등)을 전제로 함
김은 대부분
- 구워서 먹거나,
- 기름, 간장 등으로 조미한 뒤 섭취합니다.
이처럼 소비자가 섭취 전에 추가로 열처리를 하기 때문에,
생산 단계에서는 데칠 필요가 없는 것이죠.
즉, 후가공 과정이 전제된 식재료이기 때문에 열처리를 생략해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.
3. 해조류 가공 방식 한눈에 보기
해조류 종류 | 가공 방식 | 데치는 이유 | 구조적 특징 |
미역, 다시마 | 데친 후 건조 | 위생, 색상, 저장성 향상 | 두껍고 점액질 많음 |
김 (생김) | 생으로 건조 | 데칠 필요 없음 | 얇고 열에 약함, 조미/구이용 사용 |
마무리: 해조류도 과학이다
미역, 다시마, 김은 모두 자연이 준 귀한 바다 식재료입니다.
하지만 그 구조적 차이, 조리법, 문화적 용도에 따라
가장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가공됩니다.
이는 단순히 “옛날부터 그랬다”는 전통이 아니라,
현대 식품과학에서도 충분히 입증된 합리적 방식입니다.
해조류 가공 방식은
위생, 보존성, 식감 유지라는 세 가지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.
다음에 마트에서 해조류를 볼 때
“이건 왜 이렇게 가공됐을까?” 하고 한 번쯤 생각해보세요.
익숙한 식재료가 새로운 눈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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